시/소설

말 좀 하세요
작성자 : 블루아이, 등록일 : 2019-08-16 19:23:28, 조회수 : 51

말좀 하세요




말많던 남자 침묵을 지키면

그만큼 무서운 게 없네

게슴츠레한 눈

속쓰린 위

비를 보며 비 멈추기까지

지껄이는 남자

비는 콩나물 줄기

한 옥타브 낮은 메조소프라노 아리아 그림자

이웃집 아줌마 소변보는 소리

듣기조차 지겨워졌던 말

"참 말은 많은데 속으로만 울고

말은 말대로 침묵이 그립기 때문에 그래"

내 어줍잖은 소리에 말 많던 남자

그 후로 말을 안하네


침묵이 더없이 싫었네

내가 말을 하기 시작했네

바람은 눈콩알 귀콩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

눈병신 꿈 그리다 그림자 되어버린 모습


말은 많은게 아니었네

이제 깨달은 거지

그저 침묵이 싫었네

나는 후회했네

그 남자 마음 전혀 몰랐네


침묵은 그리운게 아니라네

우리는 언제나 침묵이었네

그 남자 다시 말하길

말로 비네